지난 1일 정부가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을 비롯한 부동산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세제지원과 금융지원을 통해 부동산 매입 수요를 확장하는 것과 하우스푸어 및 렌트푸어를 지원하기 위한 내용이다.

 

 



지난해 부동산 거래량이 2006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수도권 외곽 신도시 중심으로 고점 대비 하락폭이 최대 39%까지 이어지고 있어 정책 당국 입장에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여길 법하다.

더욱이 부동산에는 담보대출이 껴 있는 상황이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담보인정비율(LTV)은 현재 48.6%, 즉 주택 가치의 절반 가까이가 빚이다.

여기에 집을 전세로 내주었다면 전세금까지 계산해봐야 하는데 현재 수도권의 주택 가격 대비 전세가는 57.9%이다.

담보대출과 전세가를 합하면 주택 가격을 뛰어넘는다. 빚을 끼고 주택을 매입한 후 전세를 내준 경우 상당수가 깡통주택이 되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택가격이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경우 수많은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에 정부 당국의 조치가 필요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그것이 현재의 주택가격을 떠받치는 방향이어야 했을까.

그리고 이번의 조치가 정부 당국의 의도대로 수요를 창출할 것인가. 혹은 그 수요가 실수요자이면서 주택 구입 능력이 있는 사람들일까.

바로 여기서 상황의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정부 대책을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부의 정책 방향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내 집 장만에 나서게 만들려는 데에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돈이 없다.

모두 빚을 껴안고 있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 집 장만이 가능한 상위 소득 20%(소득 5분위)의 경우 10명 중 7명이 평균적으로 1억3000만원의 빚을 갖고 있다. 그 사람들은 이미 집을 살 여력이 없다.

그렇다면 빚이 없는 사람들과 혹은 이제 막 경제활동을 시작한 사회 초년생들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도 집을 살 충분한 여유를 갖지 못했거나 부동산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판단에 쉽게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

정부는 이들이 투자자로 나서게 만들 미끼를 던졌다. 그 내용 중 핵심은 부동산에 투자해서 생긴 이익에 과세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즉 불로소득을 눈감아줄 테니 제발 투자하라는 간청이 이번 대책의 골자이다. 과천이나 용인 등 한때 잘나가던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30% 이상 하락했으니 바닥이나 다름없고, 이곳의 소형 아파트를 사서 가격이 오른 뒤 되팔면 돈 벌 수 있지 않느냐는 달콤한 유혹이 정부의 시그널이다.

이러한 정부의 시그널은 사람들에게 두 가지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심과 지금 사지 않으면 돈 잔치에서 나만 소외될 것이란 두려움이다.

기대심과 두려움은 시장에 비이성적인 참여를 만들어내고 그것이 바로 ‘투기’이다. 심지어 투자할 돈이 부족하면 무리하게 빌려주겠다고 한다.

이러한 의지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은행 자율에 맡기고 LTV는 완화해주겠다는 내용에 담겨 있다.

국민행복기금을 출범시켜 과다 채무자를 구제하겠다는 정부가 한쪽에서는 과잉 대출 정책을 설계한다.

이제라도 가계 빚을 줄이고 부동산 가격을 점진적으로 하락·안정시키면서 주택시장의 공공성과 가계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전히 투기적 욕구를 자극해 부동산 시장의 활황을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혹여라도 기대심과 두려움 속에서 대출을 끼고 무리한 내 집 마련에 나서려 한다면 반드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당신이 손에 쥐게 될 등기부등본이 혹시 폭탄이 아닐까, 그리고 그 폭탄을 받아줄 나보다 더한 바보가 더 이상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말이다.

<제윤경 | 에듀머니 대표>


Posted by 제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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